제     목 :
  그땐, 고향 땅에서 삽질하며 살아야지
이     름 :
  가락국 73대
홈페이지 :
  


어떤 일을 하든, 사람은 양심을 갖고 일해야 한다.
그래야 밝은 세상이 온다.

1996년도 일이다. 개업한지 몇 달되지 않은 초짜 노무사인 내게 대기업 인사부장의 전화가 왔다. 서울 본사에서 근무하다 인사발령을 받고 구미공장으로 온지 4개월째인데, 초짜 노무사인 내게 인사를 하러 오겠단다.

1996년도 개업 당시에는 노무사가 무슨 일은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근로자들에게는 권리의식이 거의 없었으며, 대기업 조차도 인사노무관리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때인데, 대기업 인사부장이 초짜 노무사에게 인사하러 오겠다는 전화는 참말로, 이상한 일이 아닌가.

다음 날, 인사하러 온다던 분이 사무실로 왔다. 상담꺼리도 안 되는 내용으로 짧은 시간동안 상담을 해 주었는데, 현금이 들어 있는 것 같은 흰 봉투를 상담료라며 내게 내밀었다.
상담꺼리도 안 되는 상담을 가지고 흰 봉투를 받을 수 없어 그냥 가시라며 배웅했다.

근데, 다음 날 그분이 또 왔다. 다른 내용으로 상담을 청하여 상담을 해주긴 했는데, 어제보다 두둑해진 흰 봉투를 상담료라며 내게 또 내민다. 또 다시 그냥 가시라며 배웅했다.

그날 밤, 초짜 노무사의 어려운 형편 때문에 더욱 초라하게 보이는 부친 제사상을 보면서 노모님께 오늘 일어난‘돈의 유혹’에 대해 이야기 했다. “떳떳하지 못한 돈은 절대 받지 마라. 잘했다.”라 하셨다.

그 이후에도 그분은 초짜 노무사인 내게 신용카드 있느냐, 무슨 자동차 타느냐 등등 이상한 제의를 해왔었지만, 내게는 받을 수 있는 이유가 없었다.

그분은 그후 다시 날 찾아오지 않았고, 그 다음에는 그분의 동일그룹 다른 계열사 대기업의 인사부장이 찾아왔다.

그 당시 난 모 대기업체에서 최초의 부당해고사건이었던 식당조리원의 2회에 걸친 공금횡령 해고사건을 대리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 대구경북에서 제일 잘나간다는 노무사를 선임한 그 대기업에서 회사가 당연히 이길 수 있는 사건임에도, 그것도 초짜인 상대방 노무사에게 동일그룹 타 회사 인사부장을 보내 간접적으로 이상한 접근을 시도했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직접 날 찾아온 것이었다.

회사가 당연히 이길 수 있는 사건임에도 혹시라도 초짜인 상대 노무사에게 질 수 있는 단1%의 가능성도 있을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그 회사는 대기업이라는 자존심마저 버리고 그렇게 열정적으로 나에게 접근해 왔었다고 생각한다.

그 대기업과 그 당시 대구경북에서 가장 잘 나간다던 노무가 당연히 이겨야 할 사건에서 초짜인 내가 이겼다.

어떤 직업이든 일하는 사람은 직업적인 양심을 갖고 살아야 한다. 전문직은 더욱 더 직업적인 양심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그래야 밝은 세상이 온다.
돈 때문에 전문직마저 직업적인 양심을 버리면, 세상은 정말 어두워질 것이다.

돈 때문에 전문직으로서의 직업적인 양심까지 팔아야 할 상황이 내게 온다면, 그땐 난 고향 땅에서 조용히 삽질하며 살아갈 것이다.









2013-05-08 17: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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